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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맘때면 엄마는 쑥을 뜯으러 간다.
📖 살아온 이야기 · 2편 / 전체 38편0%
해마다 이맘때면 엄마는 쑥을 뜯으러 간다. 오늘도 새벽미사에서 만난 아가다와 둘이 광주에 가신다. 나는 차로 광주 산모롱이 차가 갈 수 있는데 까지 모셔다 드리고 왔다.
어제 세월호 가족의 트라우마에 대한 정혜신 박사의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면 올해도 나는 엄마의 마음을 모른 채, 쑥떡만 맛있다고 먹어댔을 것이다. 내가 '엄마, 힘든데 거길 왜 가?'라고 물으면 '아버지 제사상에 올릴 떡을 만들 만큼만 뜯으면 안 갈거야'라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생각도 해 보지 않았을 것이다. 5월은 아버지 제사가 있는 달이다. 아버지 살아 계실 때 함께 나물을 뜯으러 다니던 때가 지금이고, 아버지가 임종에 다가서던 그 힘겨운 시기가 지금이다. 지금 엄마는 아버지 생각이 나는구나. 함께 좋았던 때도 생각나고, 힘겨운 그 시간들이 엄마에게는 여전히 생생한거구나 하는 것을 이제사 나는 알아 듣는다.
아가다는 나이가 나와 비슷하다. 그러나 나보다 엄마랑 더 친하다. 아가다는 오늘 아침 차 안에서 행복하다고 했다. 그동안엔 딸 걱정에 늘 가슴아프고 걱정스러웠는데 이제는 딸이 그곳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생각되니 고맙고 행복하다는 것이다.
둘인 산에서 쑥을 뜯으며 무슨 이야기를 할까? 엄마는 아버지 이야기, 아가다는 도로테아 이야기로 둘인 시간가는 줄 모르고 서로의 헛헛한 마음을 위로하고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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