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살던 곳을 못알아 보고 지나쳤다가, 조무락골로 올라가는 갈림길에서 돌아 내려왔다.
밥지을 물을 길어올리던 개천은 피서객으로 덮여 있고 우리집 자리는 민박집이 되어 있다. 처음 우리가 이사를 들어갔을 때, 버스는 적목리까지 밖에 들어오지 않았고, 용수목까지 십리길은 걸어야 했다. 그 후 버스가 용수목까지 들어오긴 했지만 종점의 위치가 더 위로 올라와 있다. 버스 종점이 있던 곳에도 민박집이 들어서 있다.
그런데 왜 집이 이렇게 길가에 바짝 붙어 있지? 우리는 이 길가에 집이 있긴 했지만 앞에 마당이 넓었다.
2차선 도로에 바짝 붙어 있는 집에 숨이 좀 막히는 느낌이고, 북면부터 여기까지 개천변에 붉고 푸른 천막이 빼곡한 것도 서글펐다. 내 기억 속 그 개천은 이제 없다.
조무락골 입구에는 펜션이 들어섰다. 어디를 둘러 보아도 모든 곳이 비좁고, 숨막히고, 더럽게 느껴졌다.
한번 떠난 곳은 다시 가지 않는게 더 좋은걸까?
오늘 아침에 문득 '미인박명'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대둔리는 상대적으로 예전 모습이 남아 있는데, 왜 용수목은 그토록 망가졌을까? 생각해 보니 그 길은 계속 개천을 따라 올라가는 길이고, 대둔리는 산이 이어지는 길이다. 산 좋고, 물 좋으니 사람들이 모여 들고, 그 깊은 산 속까지 말끔한 아스팔트가 뚫리며 흔한 관광지가 되어 버렸다.
사람도 그럴까? 잘 나고, 고운 사람은 손을 타고, 제 모습을 지니고 살기가 어려워질런지도 모른다. 설마 예전의 억새풀 지붕의 통나무집이 남아있으리라 기대했을까마는 마치 순박한 시골처녀가 짙은 화장을 하고 앉아 웃음을 팔고 있는 것을 본 듯한 느낌이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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