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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가려고 하니 장정애 시인이 떠올랐다. 전화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부산에서 태어났고, 4살 때 떠난 후 처음 간다면서, 부모님…
www.kookje.co.kr부산에 가려고 하니 장정애 시인이 떠올랐다. 전화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부산에서 태어났고, 4살 때 떠난 후 처음 간다면서, 부모님…
📖 살아온 이야기 · 7편 / 전체 38편0%
부산에 가려고 하니 장정애 시인이 떠올랐다. 전화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부산에서 태어났고, 4살 때 떠난 후 처음 간다면서, 부모님에게서 듣던 이야기를 했다.
내가 어릴 적, 짖궃었던 젊은 아버지는 '너는 주워온 아인인데 너거 엄마 아버지는 검정다리 밑에서 고구마 장사를 한다'면서 내게 '여기서 그냥 우리랑 살래? 너거 엄마찾아서 갈래?'하고 묻곤 했다고 한다. 늘 답이 없던 내가 어느날 큰 결단을 내린 듯 '내 베게를 주면 엄마를 찾아 가겠다'고 하더란다. 아버지는 베게로 괴나리 봇짐을 싸서 어께에 지워 주었는데 집을 나선 나는 울지도,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마냥 앞으로 갔단다. 어쩌나 보려고 뒤를 따라가던 아버지가 결국 나를 붙잡고 '실은 니가 내 딸 맞는데 어쩌나 보려고 그랬다' 면서 한참을 달래서 집으로 데리고 왔다는 것이다. 아무 기억은 없으나 수없이 그 이야기를 들었던 나는 부산의 검정다리에 가 보고 싶다고 했다.
이 이야기가 시인의 감성을 건드렸을까? 그에게는 내 잠자리를 찾아주는 일보다 이미 복개를 해서 다리는 없어졌으나 그 자리에 나를 데려가 주겠다는 각오가 더 컸다. 감기로 콜록거리며 숙소로 찾아온 이 친구는 함께 이른 점심을 먹고 검정다리가 있던 거리로 데려다 주었다. 복개한 그곳은 이름만 '흑교로'로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이 거리는 이제 두 개의 기억이 겹쳐지는 내게 더 소중한 곳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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