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라타가 세상을 떠났어.
단톡방의 소식을 보며 말하자 한국을 떠난 지 30년이 넘은 혜중이는 누군지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한다. 나도 콘솔라타를 마지막으로 만난 것이 몇 년 전인지 잘 모르겠다.
1992년 쯤이었나? 금광동의 빌라에 살던 우리 가족은 내가 태평4동으로 발령이 나면서 이사를 계획했다. 그런데 새로 가려는 집은 신축 빌라이고, 전세보증금이 500만원 더 필요했다. 돈을 마련하지 못하는 나를 보고 동장님이 집 주인에게 보증을 서 주었다. 일단 이사는 했다. 하지만 나는 500만원을 구할 수 없었다. 그 때 내 누클레오 책임자였던 마리아 고레띠가 누군가 내게 돈을 빌려 줄 사람을 찾았다고 했다. 돈은 나눠 갚든 한 번에 갚든 형편대로 하면 된다고 하였다. 나는 여러 해에 걸쳐 그 돈을 갚았다.
다시 몇 년이 더 지난 후, 마리아 고레띠가 내가 몰랐던 그간의 사정을 들려 주었다. 돈을 빌려 준 사람은 콘솔라타였다. 당시 캐나다 대사관에 근무하던 콘솔라타는 월급을 엄마에게 다 맡겨 놓아 돈 관리는 엄마가 하고 있었다. 콘솔라타는 엄마에게 누가 높은 이자를 주겠다는 사람이 있으니 돈을 빌려주자고 제안했단다. 그리고 내가 그 돈을 다 갚을 때까지 자기 돈으로 엄마에게 이자를 드렸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하자 혜중이가 지금 상가에 갈거야? 묻는다. 힘들어... 그러자 안 돼, 때를 놓치면 나중에 오래오래 후회하게 된다며 자기가 운전을 할 테니 같이 가자고 한다.
혜중이 덕에 콘솔라타의 상가에 다녀 왔다.
오늘 Benedetta Economia 번역을 마무리짓고 출판사에 원고를 보냈다. 만일 내가 카리스마 경제를 어느 정도라도 이해한다면 그건 이론이 아니라 그 경제가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내 삶으로 경험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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