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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아버지 생각.
📖 살아온 이야기 · 15편 / 전체 38편0%
다시 아버지 생각.
할머니가 이틀 전 부터 의식이 없다는 소식을 듣고 나와 아버지는 큰 집으로 갔다.
이른 아침 잠에서 깨니 친척들이 모두 잠들어 있었다. 나는 할머니가 누워계신 방으로 가 할머니의 얼굴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할머니가 숨을 들이 쉬더니 내쉬지 않았다. 나는 그게 임종이라는 것을 몰랐다. 아버지에게 가서 이야기하자 아버지가 할머니 방으로 가셨다.
나는 큰 엄마에게 가서 할머니가 이상하다는 말을 하고 할머니가 계신 방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방문을 열다 다시 닫고 들어가지 않았다. 아버지가 할머니의 머리맡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 말을 누구에게 한 적이 없는 듯 하다. 그러나 그 장면이 가끔 떠오른곤 했다.
아버지는 삼형제 분 중 가장 먼저 세상을 떠났다. 돌아가시기 얼마 전, 큰 아버지와 큰 엄마가 병원으로 아버지를 찾아 왔다. 큰 아버지는 병원비에 보태라며 돈을 얼마 내 놓으면서 아버지의 마음을 풀고 싶어 하셨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 돈을 거절하였다. 큰 아버지가 병실에 계시는 동안 눈을 뜨지도 말을 하지도 않고, 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아마 아버지는 할머니에 대해서는 마음을 풀었을 것이다. 그러나 큰아버지는 끝까지 용서하지 않으신 채 세상을 떠나신 듯 하다.
나는 아버지를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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