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오후 3시 조효제 교수님의 '인권'수업은 결강이다. 같은 시간에 서울시 인권 컨퍼런스에 참여하시기 때문이다. 오늘 내 외출 목적은 인권 컨퍼런스 참석 후 남대문시장에 가서 장갑을 한켤레 사고,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송건호 언론상 수상식에 참석하는 것이었다.
음~ 그런데 지하철 안에서 전화를 받았다. 금요일 점심식사를 함께 하기로 한 사람이 수요일 스케줄이 갑자기 구멍이 났다면서 지금 만나자는 것이다. 출발 전, 나는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5일의 행사가 동영상으로 올라와 있는 것을 한시간이 넘도록 보았다. 지금 가는 행사도 그렇게 동영상이며 자료가 올라올 것이다. 물론 현장감은 떨어지겠지? 하지만 이 전화는 당장의 달콤한 유혹이 아닌가... 나는 을지로4가역에서 내려 여의도로 가는 전철로 갈아탔다.
낮술로 시작하여 에스프레소로 끝난 점심식사는 길었다. 해가 졌고, 주위가 어두워지는 것을 보고야 허둥지둥 프레스센터로 향했다. 네비로 주차장까지 생각없이 들어가곤 했던 프레스센터를 대중교통과 도보로 가는 것은 낯설었다. 결국 조금 늦었다.
얼마나 인상적인 수상식이었던가? 누군가 수상자발표를 하고, 몇몇의 축사가 이어졌다. 한사람 한사람의 말은 품위와 깊이에 위트까지 반짝인다. 흔히 보아오던 상투적인 축사를 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고, 즐거웠다.
자료집에서 송건호, 김동춘 두 분을 새롭게 만나는 듯 했다.
시상식과 사진촬영 후에 나온 음식은 맛있었고, 성공회대 학생들은 근처 맥주집에서 다시 모였다. 그 곳에서 세월호 특조위 소속의 변호사를 알게 되었다. 우리는 끝없이 질문을 쏟아냈고, 답변에서 느껴지는 꺾이거나 휘지 않는 소신과 열린 관점에 나도 가슴이 뛰었다.
장갑을 사지 못한 것을 빼면 좋은 날이었다.
댓글 0개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