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돈이라는 말을 생각할 때 그동안 나는 돈을 버는 시간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근무, 초과근무, 출장... 그런데 시간은 돈을 쓰는 것과 더 관련이 있었다는 것을 처음인 듯 깨닫는다. 직장에 다닐 때는 서점에 책을 사러 갈 여유가 없어서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다. 이번 여행을 준비하며 참 오랫만에 서점에 와서 훓어보고 책을 산 것이다. 그런데 그 책이 낱장으로 떨어져 나오다니...! 난 내가 직접 샀다는 것을 깜빡 잊고 교환을 해 달라고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했다. 직접 산 책은 그 매장에서 처리를 해야 한단다. 전화로 매장에 문의를 하자 책을 가지고 오라고 한다. 난 이 책을 교환하고 싶은 맘이 없다. 종이가 너무 두꺼워 바꿔간다 해도 같은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예전같으면 시간을 잃는 것에 울컥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 참 신기한 경험을 한다.
매장 안에는 일리커피를 파는 코너가 있고, 매대에 진열된 책을 하나 집어들고 커피를 마시며 노닥거릴 수 있다. 이럴 때는 가벼운 책으로...
어릴 때 생각이 난다. 공부에 별 뜻이 없던 나는 아침에 학교에 가면서 학교앞 서점에 들러 좀 얇고 가벼운 책을 한권 산다. 그리고 쉬는 시간과 흥미없는 공부시간에 교과서 밑에 그 책을 깔고 읽었다. 하교길에 다시 서점에 들러 책을 교환해 달라고 했다. 그 때는 미리 보아 둔 진짜 읽고 싶은 책을 사는 것이다. 쎙떽쥐베리도 그렇게 읽었다. 아침에 학교가며 '어린왕자'를 사고, 저녁에 '사막에서'(정확한 제목이 머지?'를 샀다. 그날 새벽까지 그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참 진한 경험이었다. 다음날 학교에서 어떻게 하루를 보냈는지 모르겠다. 그 때 나는 책을 아주 아주 깨끗이 읽었다. 어쩌면 두번 바꾸러 가야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내 방에 와서 책을 보다가 빌려달라고 하는 사람이다. 더 싫어하는 사람은 빌려가서 돌려주지 않는 사람이다. 몇년 전에 사촌동생이 내 방에서 책을 빼가더니 그 후 우리 집에 오지 않는다. 그 애는 아마 책같은 것은 기억도 하지 못할 것이다. 난 그후 그 애 소식을 궁금해하지 않는다. 내 동생도 내 책을 몇권 가지고 있다. 어떤 것은 내가 읽지도 않고 사자마자 먼저 빌려주었는데도 아직 가져오지 않는다. 가끔 책 생각이 나는 순간에는 동생을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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