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 창업 60주년 비전 선포식에 가기 전, 성심당 케익 부티크에 들렀던 시간은 5시 10분 전이었다. 문에는 오늘 행사로 인해 5시에 폐점을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지만 손님들은 계속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고, 이미 근무복을 벗고 사복으로 갈아입은 직원 몇이 들어오는 손님 하나하나에게 곧 문을 닫는다는 안내를 하고 있었다.
행사장 맞은편에는 5시 부터 먹을 수 있도록 부페로 푸짐한 상이 차려져 있고, 행사장 입구에는 각 부서별 명단을 펼쳐 놓고 싸인을 받은 후 선물과 차비가 제공되었다. 선물은 전기오븐토스터, 종이가방 안에는 오늘 출간된 '성심당 사랑의 챔피언'책과 달력, 롤케익이 들어 있다. 따로 주는 봉투에는 임영진 대표의 편지와 돈 만원이 있다. 선물 부피가 크니 택시비란다.
행사장의 테이블은 각 부서별로 앉도록 자리가 지정되어 있다. 그렇게 6시 반에 시작된 성심당 창업 60년 비전 선포식은 밤 10시가 되어 끝났다. 집에 돌아오니 밤 12시가 훌쩍 넘어 있다. 먼길을 다녀온 피곤과 졸음에도 불구하고 내게도 오랫만에 심장이 뛰는 순간이었다.
비전 선포식은 김미진 이사의 성심당 스토리로 시작되어, 다큐 형식의 '임영진 대표의 1.5일' 이 이어졌다. 이 짧은 다큐는 임영진 대표의 소탈하고 정직한 하루를 그린다. 케익부띠크에서 결재를 하며 빵을 사고, (성심당이 아닌 곳에서) 외식을 하면서,음식이며 직원들의 분위기를 살피느라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해서라고 말하는 임대표에게서 경영주의 민감함을 얼핏 본다. 오토바이로 출근을 하는 소탈함과 장보기와 저녁식사 준비가 서툴지 않은 임대표를 따라가던 이 다큐는 차려 놓은 저녁밥을 밤늦게 퇴근한 김미진 이사가 식탁에서 남비째 째 긁어 먹는 장면으로 직원들의 폭소 속에 끝난다.
그 담은 일본에서 유학 중인 장남인 임대혁 대리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휴일과 명절이면 더 바쁜 성심당의 아들로 자라면서 가족여행과 집에서 음식을 차려주는 엄마를 꿈꾸는 소년시절의 이야기로 시작하여, 남들은 성심당 아들이라고 부러워하지만 자신의 대학 학자금조차 대출을 받고, 부채가 있는 회사의 사정에 대해 알게 되는 속깊은 마음을 드러낸다. 성심당에서 함께 일하며 처음에는 처신을 조심스러워 했으나 점점 직원들과 가까와지고, 롯데백화점에서 팀의 직원이 다 함께 온종일 노동으로 올린 매상 800만원이 침대 한개 값과 같은 것을 보면서 노동의 가치를 재인식하는 사려깊은 젊은이에게서 성심당의 미래를 본다. 그 담엔 직원들의 개인적인 스토리가 이어졌다. 십여년 전 부터 성심당에 관심을 가져 왔던 내게 인상적이었던 것은 회사의 경영방침이 직원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에 대한 생생한 증언이었다. 발표를 하는 직원들의 수는 적지 않았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며 김미진 이사는 수시로 눈시울이 젖었다.
행사는 사랑의 챔피언 후보 발표와 수상으로 절정을 향해 달리다가 각 부서장들의 2016년 목표 제시와 전 직원의 선서, 사진촬영으로 끝났다. 행사장을 나서는직원들의 모습에서 쉬는 시간도 없이 3시간 반이나 이어지는 이 행사에 대한 지루함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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