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탁오...
"나는 어릴 적부터 성인의 가르침을 배웠지만, 정작 성인의 가르침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한다. 공자를 존경하지만, 공자의 어디가 존경할 만한지 알지 못한다. 이것은 난쟁이가 사람들 틈에서 연극을 구경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잘한다는 소리에 덩달아 따라 하는 장단일 뿐이다. 나이 오십 이전의 나는 한 마리 개에 불과했다. 앞에 있는 개가 자기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같이 따라서 짖었던 것이다. 만약 누군가 내가 짖은 까닭을 묻는다면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고 쑥스럽게 웃을 수밖에......."
어느 도학자가 굽 높은 큰 신발을 신고 긴 소매에 넓은 띠를 두른 채 삼강오상이라는 모자에 인륜이라는 겉옷을 입고, 낡은 경전에서 한두 마디 주워 담고, 공자의 말에서 서너 마디 훔쳐내어 입에 담으면서 자기는 진정한 중니(仲尼)의 제자라고 떠벌리고 다녔다. 그때 유해를 만났다. 유해는 총명한 인물인데, 그것을 보고 비웃으며, "이 사람은 아직 우리 중니 형님을 모르는구먼" 하고 말했다. 그 사람은 벌컥 화를 내며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여 말했다.
"하늘이 중니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하지 않았다면 만고의 역사는 기나긴 밤과 같았을 것이다. 너는 어떤 자이기에 감히 중니를 형님이라고 부르느냐?"
유해가 말했다. "그러면 아마도 중니가 태어나기 전의 복희나 그 이전 성인들은 날이면 날마다 촛불을 밝혀 길을 다녔겠소이다!"
"세상에서 명성을 좋아하는 자는 반드시 도학을 따진다. 도학이 명성을 일으키기 좋기 때문이다. 등용되지 않은 자는 반드시 도학을 따진다. 도학이 등용의 길을 열어주기 좋기 때문이다. 하늘과 사람을 속이는 자는 반드시 도학을 따진다. 도학이 그 속임수 계략을 팔아먹기 좋기 때문이다. 그 폐단이 오늘날까지 이르러 겉으로는 도학을 합네 하며 속으로는 부귀를 추구하고, 학문이 깊고 우아한 복장을 하였으되 하는 행실은 개돼지와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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