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11일. 상현숙 북돋움 coop 이사장님이 페북에 쓴 글을 공유했던 것이 ‘과거의 오늘’에 뜬다. 다시 한번 가져오고 싶은데 안되네… 포기 못하고 복사를 해다 붙인다.
이 글을 읽으면서 맘이 울컥…. 지금도 우리는 이 우직한 작업을 멈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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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무니타스 이코노미>가 드. 디. 어. 나왔다. 드디어, 마침내, 라고 꼭 말해야 한다….
두꺼운 패딩을 꼭꼭 여미며 공역자들 모임에 갔었는데, 다시 패딩이 필요한 계절에 책이 나왔다. 출간 스케줄이란 게 필요에 따라 고무줄이 되기도 하고, 어떤 책은 수년에 걸쳐 편집되기도 하는 게 출판이니 1년 가까이 편집을 했다는 것 하나로 얘깃거리가 되지는 않는다. 이 책의 출간이 내게 놀라운 이유는 “9명의 공역자”라는 것 때문이다.
적지 않은 책들을 만들며 생긴 잣대 중 하나는, 집필이든 번역이든, ‘함께 했다’는 말을 들으면, 한발자국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 ‘함께’라는 말은, 그러므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매우 모호하다는 뜻이며, 책 나올 때까지 누구도 팔 걷고 나서서 ‘내 일이오’ 할 사람이 없다는 뜻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결국 원고의 상태가 어떠했든지 간에 책으로 나왔을 때 혹 생길 수 있는 흠이 있다면 그 책임은 출판사, 그러니까 담당 편집자가 오롯이 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진짜 놀랍게, 아니, 이상하게, <콤무니타스 이코노미>의 역자들은 그러지 않았다. 비정상에 가까우리만치(선생님들, 죄송합니다…!) 편집자가 요청하면 하는 대로 원고를 만지고 고치고를 쉬지 않았다.
본인들끼리 2년 가까운 시간의 세미나를 거친 원고지만, 일반 독자 수준에 맞게 표현을 더 쉽게 해보고, 다르게 해보자는 일개 편집자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여 (본인들은 교수이거나, 최소 박사다!) ‘자, 그럼 어떻게 할까요?’라고 물었다. (이런 경우 대개의 역자들은, 이 책은 내용이 원래 어렵습니다… 하면서 편집자의 무지를 깨우쳐 주려고들 한다.)
그렇게 나도 모르게 이 이상한 모임에 휘말려 애덤 스미스와 안토니오 제노베시와 루이지노 브루니를 뒤적거린 시간들… 그리고 나서는 제목이 제대로 걸리지 않아, 관계, 행복, 만남, 상처, 축복, 사람, 인간, 무상성…. 사이를 헤매던 날들…
그 끝에서 이렇게 <콤무니타스 이코노미>라는 이름을 달고,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이런 과정을 거친 책이니 역자 해제나 역자 후기, 역자 소개글에 공감과 애정이 실릴 수밖에…. 스스로 무덤 파는 일인 줄 알면서도 시작한다고 큰소리쳤는데, 무덤이 아니고 꽃밭이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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