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노상 안면… 사람이 얼굴을 자주 본다는 것은 그것 만으로도 끈끈한 인연이다.
박 일쌤은… 문화대학원에서 석사를 한 후, 사회학과 박사과정을 시작했다.
연구실의 좌석은 과별로 지정석이 있다. 내가 앉아 있던 자리는 7번, 문화대학원은 9번이다. 9번 자리로 가기 위해서는 내 자리를 지나가야 한다.
석사 논문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박일쌤은 9번 자리로 오고 싶었다. 어느 날, 나에게 자기가 거기 앉아도 괜찮겠느냐고 묻길래 괜찮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사실은 나에게 물을 일이 아니다. 그냥 앉으면 된다.
어느날 은주쌤이 나에게 박일쌤에 대해 물었다. 나는 해맑게 “묻길래 괜찮지 않다고 했어” 그랬더니 그 일로 박일쌤이 상처를 받아 아예 연구실에 나타나지 않은 지 한참 되었다고 한다. 나는 그가 있는지 없는지 의식조차 못했다. 옆에서 듣던 경주쌤이 “영선쌤이 그렇게 말할 권리가 없지 않느냐”고 물었다. “없지. 묻지 않고 와서 앉았더라면 나는 그냥 보고 있었을걸. 그런데 물으니 내 생각을 말한거지” 내 말에 두 사람은 좀 어처구니없어 했다. 은주쌤이 다시 말했다. 그 분이 겉보기엔 장비같지만 마음이 여리다고… 하하 이제사 죄송!
박일쌤이 오늘 내 안부를 묻더니 뭔가 돕고 싶단다. 며칠 전에도 수술 후 갈 요양병원 투어를 하겠다면 자기가 운전해 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코로나 땜에 가도 그 안을 둘러볼 수 없다. ”ㅎㅎ 도울 일이 뭐가 있겠어. 그냥 맛있는 거 사 주고 나 여기 있는 동안 같이 놀아 줘.“
그렇게 나에게 낚여서 함께 간 식당. 미역국+꼬막비빔밥… 담은 무슨 뜻이지? 모든 음식이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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