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드골공항에서 피렌체로 가는 비행기를 갈아 타려면 검색대를 거쳐야 한다. 검색대 앞에서 가방을 열어 보니 노트북이 없다. 어디서 흘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쨌든 지금은 그 생각을 할 틈이 없다. 비행기를 갈아탈 시간이 촉박하다고 인천공항의 직원이 걱정을 하며 짐을 가능한한 빨리 나오도록 해 주었고, 기내에서도 다시 승무원이 어떻게 다음 비행기를 타는지 일러 주고 갔다.
일단 어서 달려!
피렌체행 비행기를 탈 때 까지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비행기를 타자마자,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덜컹~ 하고 뭔가가 부딪치는 소리에 잠이 깨서 보니 피렌체에 도착 했다. 로삐아노에 오는 차 안에서야 인천공항 검색대에서 노트북을 꺼낸 것이 기억났다. 지금 그 녀석은 인천공항 분실물 센터 선반에서 얌전히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
오늘은 coop에 갔다. 장봐 온 것을 주방으로 옮기던 마릴렌이 장본 물건 중 돼지고기가 없다고 한다. 짐을 다시 다 뒤지고, coop에 전화를 해서 혹시 누가 주워 놓았는지 묻고, 애를 태우는 동안 나는 그저 강건너 불구경하듯 보고만 있었다.
몇시간 후 내 방 짐을 정리하다가 돼지고기가 담긴 비닐봉지를 발견했다! 순간 이걸 마릴렌에게 갖다 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싶었다.
아까 마리아 레지나와 마릴렌이 찾느라 애를 쓸 때 왜 나는 아무 생각이 없었지?
잠옷바람으로 마릴렌이 있는 방문을 두드리고, 아무 말 못하고, 눈도 바로 못 쳐다 보면서 돼지고기가 담긴 비닐봉지를 들어 보였다 ㅠㅠ
하루라도 말썽을 피우지 않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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