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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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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날은 덥고 마음은 잡히지 않던 날들.
두 차례의 MR검사 결과는 참 뒤숭숭했다. 주변 정리를 하고 전업 환자모드를 장착해야 하나, 아직 더 일상을 살아야갈 준비를 해야 하나…
9월에 다시 검사를 하자고 했으니 여름을 넘겨야 하는데 그 때까지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알 수 없었다.
아는 거이 하나 밖에 없는 나… 그 더웠던 여름 몇 달을 내 유일한 피난처인 책에 묻었다. 그 때 읽었던 책 중 두 권이 이 책이다. 재밌기도 하고 혹시 쓸데가 있을지 모른다 싶어 거칠게 초벌 번역을 마쳤더랬다.
가을 학기가 끝나갈 때 두 번에 걸쳐 이 책을 학생들이 나눠 읽도록 하였고, 오늘은 발제. 책의 내용을 요약하는 것만이 아니라 책과 지금까지 들었던 강의를 연결하고 각자 소감까지 듣고 싶다는 것이 나의 요구.
강의실에 들어가자 내 표정이 아주 밝다고 학생들이 웃는다. 어찌 좋지 않으랴.
지난 두번의 수업에서 학생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었다. 그룹의 리더는 쳅터를 나누고 그룹별로 자기들끼리 먼저 발표를 하고 의견교환을 한 후 오늘은 전체 발제를 하는데 누구 하나 처지는 사람이 없다. 세시간 가까이 한명 한명의 발표를 들으며 나는 매혹되었다.
꼼지락꼼지락 공부를 시작한 지는 오래 되었으나 내가 한 공부를 누구에게 이야기할 기회가 생기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매번 이런 만남이 신기하다. 강의실 앞부분의 전등을 껐는데도 학생들의 얼굴에서 빛이 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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