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이 다가온다. 누군가에게는 매일매일이 4월 16일이었을 것이다. 갑자기 자막으로 떠서 눈길을 잡던 세월호의 첫 보도. 잠시 후 이어지던 전원구조 소식 ... 그러나 그날밤 부터 TV 앞에서 눈을 뗄 수 없던 날들...저녁 늦도록 TV를 끄지 못했고, 다음날 출근하면 사무실에서 다시 그 이야기가 이어졌다. 우리 시에도 분향소가 차려지고, 남자직원들은 조를 짜서 밤샘 교대근무를 했다.
어느날 같은 사무실에 있는 사람 하나가 세월호로 인해 경제 침체가 우려된다는 제법 객관적이고 균형잡힌 듯한 논리를 늘어 놓았다. 함께 1년이 넘도록 근무하다 발령이 나 헤어지면 몇달만에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내가 그말을 하던 사람의 얼굴과 그 표정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 말을 하는 사람을 너무 심하게 노려보았나보다.
나는 안산이나 팽목함에 가보지 못했다.
어느날 광화문에 약속이 있어 나갔다. 조금 일찍 도착해 세월호 가족들이 천막을 치고 있는 곳을 찾았다. 노란리본뱃지를 사고 싶다고 하자 지금은 낱개로 팔지 않는다고 한다. 돌아서는 내게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한사람이 자기가 달고 있던 뱃지를 떼어 주었다.
'파파이스'라면 닭튀김을 떠올리던 내게 팟캐스트방송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려준 것은 세월호였다.
'416세월호 민변의 기록'이라는 책이 나왔다. 나는 부록으로 따라온 노란 팔찌를 손목에 끼고, 나보다 사회문제에 더 관심이 많은 동생에게 먼저 보고 달라고 책을 빌려 주었다. 나쁜 ^#$%! 아직도 그 책을 돌려주지 않는다.
얼마 전, '금요일에 돌아오렴'이라는 제목으로 유가족의 이야기가 책으로 엮여져 나왔다. 이번에는 동생에게 책을 샀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이 책은... 평소 내가 책읽는 습관이 통하지 않는다. 첫장을 펼치는데 눈시울이 후끈했다. 한번에 한꼭지, 그리고 며칠 후 다시 한번 펼쳐드는데 글자가 흐려져 페이지가 잘 넘어가지 않는다...
며칠 전 도착한 '그물'에 이해인수녀님의 글이 실렸다. 처음 '민들레의 영토'를 읽었던 20대 초반, 그 영롱한 시어에 가슴 설레던 감성이 무뎌졌는가. 압축되지 않고 풀어내는 긴 시를 싫어하게 된 나는 오랫만에 두 페이지를 빼곡히 채운 글을 끝까지 따라간다.
얼마 전, 들은 '유가족이 되고 싶다'는 실종학생 엄마의 젖은 음성이 이 아침 귀를 맴돈다
댓글 0개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