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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어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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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어스름… 학교를 나서며 화단의 꽃을 본다. 성공회대에는 직원들의 친목모임인 도시농부팀이 있는 듯 하다.
작년 여름, 금요일 퇴근 시간이 지나면 아직도 하늘에 해가 쨍쨍한데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심은 꽃들을 돌보기에는 손이 부족했다.
내가 공부하는 연구실의 창에서 바로 내려다 보이는 자리에 이 튜립이 있었다. 공부를 하다 밖을 내다 보면 흙은 박토이고, 잡초가 무성했으며 여름 땡볕에 잎은 말라들어갔다.
나는 어쩐지 이 튤립에 마음이 쓰여서 호미와 물조리 두는 곳을 물어 빗물 받아 놓은 곳에서 물을 길어와 저녁이면 물을 주고 잡초를 뽑았다. 하지만 꽃을 보지는 못하였고, 튜립도 다 말라 죽어버린 것 같았다.
그런데 올 봄이 되자 튤립 주위에 다시 수선화를 심고, 누군가 돌보기 시작하였다. 튤립은 뿌리가 살아 있었나? 작고 애잔하지만 붉게 타오르는 꽃이 피었다.
꽃이 나를 위로한다. “니가 그렇게 물을 주고 잡초를 뽑아도 다 헛수고인 줄 알았지? 보렴! 나는 이렇게 살아 있단다. 어떤 수고도 헛된 것은 없어”라고 말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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