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고 싶어 공유를 해 놓고, 한줄 덧붙일 여력 없이 여러 날이 지났다.
김환주는 작년 가을 학기, 내 수업을 들었던 학생이다. 그 학기 마지막 수업이 끝나던 날, 내게 오더니 이 공부로 자기 진로를 잡고 싶다고 했다.
먼 소린지... 나는 강의를 하긴 하면서도 내가 제대로 말을 하고 있는건지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싶은 자신없음이 한 자락 깔려 있다. 이런 강의를 듣고 멀쩡한 젊은이가 왜 그런 생각을...
그 때는 소피아대학원에서 EoC 과목 하나를 영어로 개설하면서 zoom으로 다른 나라의 학생들에게도 수강신청을 받을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던 참이다. 그 이야기를 하니 관심을 보인다.
그 무렵 서강대에서 열렸던 포콜라레 모임에서 두 명의 젠과 연결이 되더니 자기네들끼리 만나고...
2월 17일에 첫 수업이 열리는 로삐아노의 소피아대학원에 직접 가서 오프라인 수업에 참석한 후 돌아와 zoom 수업을 이어가겠다고 한다. 아니 거기가 무슨 옆 동네도 아니고 이태리를 갔다 오겠다니... 그러더니 정말 로삐아노에 가서 학교도 둘러보고 다른 교수님들도 만나고 돌아왔다.
여름방학이 가까와 오자 내 수업에서 읽었던 참고도서를 하나 선정해 독서모임을 해 보고 싶다고 한다. 포스터를 붙이자 7명이 모였다. 매주 화요일 두 시간 남짓 만나던 그 모임은 잘 끝났고, 그 모임에 함께 하던 한 학생은 이번 학기 내 수업의 수강신청을 하였다.
작년에 수강신청을 했던 사람은 12명, 이번 학기 같은 수업을 신청한 사람은 21명. 여전히 잘 할 수 있을라나 자신없지만... 수업시간 내내 반짝이는 학생들의 눈빛에서 내가 이상을 만났던 그 첫 순간을 다시 본다.
댓글 0개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