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브라질 상 파울루에서 EoC 20주년을 기념해 열렸던 국제총회에 참석한 우리 28명은 그 순간의 열정과 다짐을 잊지 않고, 각자의 삶으로 구현하고 싶었다. 현실은 그 때나 지금이나 만만치 않다. 우리는 함께 길을 열어나가기 위해 먼저 서로를 좀더 알아야 할 필요를 느끼며 각 기업체를 차례로 방문하기로 했다.
성심당을 방문한 것은 2012년 말이었던 것 같다. 우리 만남은 횟수를 거듭하며 나름 형식과 내용이 갖춰지기 시작하던 때였다. 먼저 회사의 상황에 대한 브리핑이 있었다. 자금사정을 이야기하던 임영진 사장의 표정에 문득 감회가 스쳤다.
올해 드디어 회사의 빚을 다 청산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외형적으로는 매출이 올라가고 신뢰가 차곡차곡 쌓여왔으나 재정은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였는데 마침내 45억이나 되던 빚을 한푼도 남김없이 다 갚았다는 것이다. 그날밤 식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부부는 아들에게 축하인사를 했다고 한다. '우리는 이렇게 살다가 가면 그만이고, 이 빚은 니거였는데 이제 빚이 없어졌으니 축하받을 사람은 너'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성심당이 임계점을 지나는 순간을 우리는 함께 했다. 그 후 롯데백화점의 입점, 대전역의 매장(이 순간은 성심당에 특별하다. 성심당의 창업주가 처음 찐빵을 쪄서 팔던 곳이 대전역 앞이 아닌가!), 케익부띠끄, 옛맛솜씨까지...
남 앞에 서기를 저어하고, 백날의 인내를 단 한마디로 잘라내는 임영진 사장님의 언변도 달라져 있었다. 이제는 사람들 앞에서도 편안한 듯, 담백하고 진솔하게 그러나 삶에서 우러난 지혜가 담긴 이야기를 풀어낸다.
지난 60년 간, 수많은 사람들의 노고와 진정성으로 다져진 성심당의 저력이 분수처럼 무지개를 그리며 솟아 오르는 순간이었다. 우리 자신의 축제이기도 했던 이 북콘서트는 밤 11시가 다 되어 끝났다. 그동안의 피곤과 내일부터 이어질 만만치 않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맥주를 한잔 나누지 않고는 헤어질 수 없었다.
댓글 0개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