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전 은주쌤이 월당관 옆 계단 아래 다리 부러진 새가 있다며 와보란다.
잉~ 난 못만지는데 어쩌라구!
정말, 아기새가 꼼짝을 못하고 있다. 우리는 지나가는 남학생에게 부탁해 새를 잡아 수건에 싸서 동물병원으로 가기로 했다.
출발하기 전, 전화를 해 보니 새는 안본다고… 이리저리 수소문 끝에 관악구에 있는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전화를 했다. 우리가 가겠다고 하자 먼저 새 다리 부분을 사진을 찍어 보내란다. 사진을 보내자 요즘은 부화된 새가 날기 연습을 하는 시기라고 한다. 다리는 부러진 것 같지 않으니 엄마가 돌볼 수 있게 있던 곳에 다시 갖다 놓으란다.
몇 시간 후, 은주쌤이 전화를 했다. 그 아기새가 죽어 월당관 문 앞에 있다고…
오늘 아침에 은주쌤이 또 연구실에 와서 이번에는 어제 같은 아기새 두 마리가 날지 못하고 있단다. 아, 증말!
햇살이 이렇게 뜨거운데 날지 못하는 아기새가 땡볕에 있다 죽으면 어쩌냐는 것이다. 책이 담겨 있는 종이박스를 하나 비우고, 바닥에는 수건을 깔았다. 새는 뭘 먹나? 블루베리, 바나나 잘게 썬 것, 삶은 감자, 물을 들고 내려갔다. 시원하라고 박스를 좀 적시고, 새를 박스 안에 들어가도록 했다.
물을 떨어뜨리자 입을 딱딱 벌리며 받아 먹는다. 근데 니네 엄마는 니네 한테 뭘 먹여 키웠니? 오늘 우리가 주는 메뉴는 낯설지? 근처 낚시도구 파는 집이 있는지 찾아보고 지렁이를 사러 가자고 했더니 그건 또 반대를 하누만.
승연관 계단 앞에 있던 녀석은 다른 한 분이 박스를 들고 와 아기 새 두마리가 박스 안에 있다고 알려 주었다.
해질 녘, 내가 가 보니 한 놈은 날아갔는지 보이지 않고, 한 마리만 있다.
니네도 사는 거이 쉽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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