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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방 한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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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방 한칸
세상은 또 한 고비 넘고 잠이 오지 않는다. 꿈결에도 식은 땀이 등을 적신다 몸부림치다 와 닿는 둘째놈 애린 손끝이 천 근으로 아프다 세상 그만 내리고만 싶은 나를 애비라 믿어 이렇게 잠이 평화로운가 바로 뉘고 이불을 다독여 준다 이 나이토록 배운 것이라곤 원고지 메꿔 밥비는 재주 뿐 쫓기듯 붙잡는 원고지 칸이 마침내 못 건널 운명의 강처럼 넓기만 한데 달아오른 불덩어리 초라한 몸 가릴 방 한칸이 망망천지에 없단 말이냐 웅크리고 잠든 아내의 등에 얼굴을 대본다 밖에는 바람소리 사정 없고 며칠 후면 남이 누울 방바닥 잠이 오지 않는다.
오랫만에 학교에 와서 책상 앞에 앉자, '지상의 방 한칸'이라는 시가 생각난다.
그에겐 방 한칸이 그토록 절실하고, 나는 책상 하나만큼의 공간을 갖기까지 일생이 걸렸다.
창 밖, 외침 소리에 내다 보니 교수님들이 이 더위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한다
본 적은 없으나 신영복선생님이 살아 계실 때 수요일이면 저렇게 선생님과 함께 공을 차며 놀았겠지. 이 더위에도 선생님이 그리운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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