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e Ardente!
소피아대학원이 개교를 하자 수시로 귀빈들의 방문이 있었다. 그 중 한 분이 이 루체 아르덴떼 스님이다.
나는 끼아라 루빅이 필리핀을 방문했을 때 이 분을 처음 보았다. 당시 태국 포콜라레에 있던 내 동생이 나에게 주의를 주었다. "저 분에게 몸이 닿으면 안돼. 악수도 안되고 근처에 다가서지도 마" 태국의 승려들은 다른 사람과 몸이 닿으면 그것을 씻기 위해 뭔가 의례를 해야 한단다.
끼아라 루빅의 장례미사가 있었던 로마의 성 바오로 성당. 당시 뻬루쟈에 있던 나는 포콜라레 공동체와 함께 대절한 버스를 타고 장례미사에 갔다. 새벽에 출발하여 로마 외곽에서 버스를 내렸고, 전철역에서 한참을 걸어 성당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통제가 시작되었다. 어쩌면 성당에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미사에 참여해야 할 지도 몰랐다. 어찌어찌하여 성당에 들어갔는데 그 때는 또 앞으로 갈 수 없도록 금줄을 쳐 놓아 성당 맨 뒤에서 소리만 들을 수 있었다. 제대 양 옆 큰 화면이 있었지만 사람들에 가려 영상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미사가 끝난 후, 다시 전철을 타러 가는 길은 사람들로 가득하여 걸음을 옮길 수 없었다. 나는 아주아주 천천히 움직이는 인파 속에서 전철역을 향하고 있었다.
그 때 길가의 버스 옆에 루체 아르덴떼 스님이 보였다. 장례미사 중에 스님이 끼아라에게 작별인사를 하였으므로 참석자들은 인사를 하고 싶었으리라. 스님의 몸에 손을 대서는 안된다는 것을 모르는 이들이 그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포옹을 하면서 인사를 했고, 스님은 그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며 서로의 슬픔을 나누었다. 나도 그에게 인사를 했다. 내가 한국인이라고 하자 자기도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하였다고 한다.
그 해 오늘, 루체 아르덴떼 스님이 소피아대학원을 방문했던 것이다. 이번에도 학생들에게 스님에게 접촉해서는 안된다는 주의가 미리 돌았다.
모임 끝 무렵 나는 무대 위의 스님에게 다가가 끼아라의 장례식에서 보았던 장면을 이야기하면서 스님이 정말 끼아라 루빅의 상주라고 느꼈다고 하였다. 스님도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내 말에 그는 매우 기뻐하더니 갑자기 '아리랑'노래의 첫 구절을 흥얼거리면서 내게 그 노래를 불러 달라고 하였다. 절대 못하겠다고 뒤로 빠지는 나를 이번에는 다른 학생들이 밀어 붙였다. 결국 내가 부르는 아리랑 가락에 맞춰 그는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그 다음 벌어진 일은... 아, 미안! 소피아의 학생들이 스님에게 달려들어 손을 잡고, 팔짱을 끼고 기념사진을 찍자고 매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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