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희한한 사람도 있구나!
꽃마을 교육 동기인 307호(방 번호^^, 수감번호 아님!)는 함께 하는 시간이 갈수록 재미있다.
처음 꽃마을 주위를 걸으며 영역을 넓혀갈 때 부터 주위의 길이나 방향을 짐작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싶기는 했다.
며칠 후, 좌구산에 같이 가자더니 거기서도 어디를 어떻게 걸어야 할 지, 어느 개울물에서 발을 담그고 쉬면 좋을지 장소 선정에 기가 막혔다. 이삼일 가면서 멤버를 바꿨더니 그 중 한 사람이 꽃마을 밴드에 자랑을 해 버렸다.
그러자 거기에 가겠다는 사람이 늘어나고 다른 팀들도 가기 시작하자 번잡한 것을 피해 이번에 가자고 제안한 곳이 진천 만뢰산 생태공원이었다.
조성된지 몇 년 되지 않은 듯한 이 곳은 아직 나무가 어려서 그늘이 많지는 않지만 앞으로 꽤 좋아질 듯 하다. 우리는 인적 없는 이 곳 정자에 누워 빈둥빈둥 한낮의 더위를 피했다.
특히 좋았던 것은 유방암으로 항암치료 1번에 체력소모가 너무 심해 항암을 포기하고 꽃마을에 와 있는 분이 함께 했던 것이다. 이 분은 매일 나가 돌아다니는 나를 부러워 하면서 몇 번이나 같이 나가고 싶어 했는데 내일은 꼭 같이 가겠다고 해 놓고 당일에는 체력이 안된다며 번번이 포기하곤 했다.그런데 오늘은 함께 길을 나섰다!!
우리의 흑기사 307호는 별로 말은 없지만 모든 사람들의 상황을 다 배려한다. 다섯 명이 함께 나섰던 이 날 잘 걷는 한 사람과 307호는 앞장서고, 우리 셋은 천천히 걸었지만 중간쯤에 더 이상 걷지 못하겠다고 하자 곧 앉을 만한 곳을 찾아 놓고 다시 데리러 내려왔다. 그리고 졸졸 흐르는 물가에서. 그리고 정자에서… 그 자신은 한시간에 산길을 5~6km를 거뜬히 걸을 수 있지만 누구와 함께 있는지에 따라 아무 생색없이 상대의 컨디션에 맞춘다.
누워서 빈둥거리다 지루해 돌아가려 시간을 보니 약간 여유가 있다. 그러자 이번에는 10분 거리에 절이 있으니 거기를 가잔다. 그 절이 이 보탑사이다. 오늘 처음 온 그 분은 이 절에서 정말 행복해 했다. 절마당에 깔린 자갈을 보더니 신발을 벗고 걷는다.
너그러운 스님은 행색으로도 환자임이 완연한 그 분에게 얼마나 따뜻하던지…
행복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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