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 앞을 누가 알랴. 여러 해 동안 눈길을 떼지 않고 지켜보아 준 분들에게 한분 한분 감사인사와 함께 드리고 싶었던 논문을 트렁크에 싣고 길을 나섰지만 수련원 1.2km 앞에서 접촉사고가 있었다. 시작미사를 마치고 저녁식사를 끝내자 통증이 시작되었다. 밤엔 응급실 신세를 지고 다음날 집으로 돌아 왔다.
논문은 전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두 분에게 나눠 맡겼다. 나도 이참에 한번 예의바르게 살아보려고 했는데... 결국 실패했다. 받으면서 기분나빠하지는 않으셨을까?
떠나기 직전, 숙소로 짐을 가지러 가는 길에 한 신부님을 만났다. 서명도 없이 전달로 받은 논문이 분하셨던 모양이다. 해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할지 모른다는 나를 잡고 뭔가를 쓰기 전엔 보내주지 않겠다고 하신다. ㅎㅎ 길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신부님이 부르는데로 받아 썼다. 서명까지 하고 난 후, 집에 가서 인터넷으로 이런데 쓰는 말을 찾아보고 연습을 하라시는 충고까지^^ "넹"
병실에서 6일째... 통증은 고비를 넘겼고, 슬슬 집으로 갈 준비를 한다.
어제는 다른 신부닙의 전화를 받았다. 다섯시간동안 정독을 하셨다고 한다. 파일을 보내준다면 당신이 제본을 해서 주위 분들에게 나눠주고, 함께 여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나를 초대해 논문내용에 대한 설명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고 하신다. 사람들이 석사논문이라고 쳐주지 않을지 모르지만 소피아대학의 저력이 느껴진다고. 보너스로 오타를 2개 찾아 주셨다. 고쳐서 보내야지...
논문이 통과되던 순간까지 맘 속에서 끊임없이 들려오던 목소리... "이런 뻥쟁이! 넌 맨날 벼르기만 하다 말거야" 아직도 그 음성이 귀에 쟁쟁해서 이런 격려가 눈물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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